2026년 9월 4일 오전 11시, 전북 무주 태권도원 도약센터 3층 대강당에서 열린 ‘태권도의 날 지정 20주년 기념식’은 태권도계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한 대규모 행사였다. 세계태권도연맹(WT) 조정원 총재, 대한태권도협회(KTA) 양진방 회장, 국기원 윤웅석 원장, 태권도진흥재단 김중헌 이사장 등 태권도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참석해 지난 20년의 성과를 기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다짐했다.

▲사진: 태권도의 날 지정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태권도원 도약센터 모습.
그러나 화려한 무대 뒤편, 장애인태권도의 존재감은 극히 미미했다. 패럴림픽 정식 종목 채택과 장애인 선수들의 헌신은 태권도의 세계화 과정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해 왔음에도, 이날 기념식은 비장애인 중심의 역사와 성과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외교부·국방부 장관 표창과 전북도지사 표창 등 각종 유공자 포상이 수여됐지만, 수상자는 모두 비장애인 관계자였다. 장애인 태권도 발전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해 온 인물들의 이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KPTA) 박성철 회장 직무대행은 행사에 참석했지만, “태권도의 날 20주년을 축하하면서도 가슴 한 켠에 깊은 허전함이 남았다”며 씁쓸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태권도의 완성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장벽 없이 한 무대에서 함께할 때 이루어진다”면서, 장애인태권도의 권리 확보를 위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박 직무대행은 “다음 20년의 첫걸음은 외면받은 장애인태권도의 자리를 온전히 메우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며, 태권도 5개 단체에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정식 포함 국기원 당연직 이사직 확보등 제도적 권리 보장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장애인태권도인들을 위한 어떠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태권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기(國技)로서 지난 20년간 세계적 무도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장애인태권도를 단순히 ‘포용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진정한 의미의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는 장애인태권도를 당당한 주체로 인정하고 제도적·문화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20주년이라는 역사적 이정표 앞에서 드러난 이 씁쓸한 현실은, 태권도계 전체가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분명히 보여주었다.